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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취미는 독서

엘리자베스 길버트 <시티 오브 걸스> 사랑이야기, 라기보다는 인생 이야기!

by 키멜리 2021. 10. 11.

이 소설의 표지에 적힌 '강렬하고 관능적인, 결국엔 거대한 사랑 이야기'

결국엔 거대한 사랑 이야기였을까? 글쎄, 잘 모르겠다.

 

나는 결코 얌전하지 않은, 포부가 제법 큰 작은 도시에서 태어난 한 소녀가 뉴욕에서 살게 되면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삶의 다양한 면을 접하고, 인생은 결국은 씁쓸한 거란다_ 라는 교훈을 얻은 책처럼 느껴졌다.

 

각자 자신만의 짐이 있고, 과거가 있고, 모두가 자신만의 방식으로 자신의 짐을 안고 살아가니까.

화려해 보이는 뉴욕에서의 삶 이면에 더러운 뒷골목이 있고, 초라한 단칸방이 있고, 배신과 상처도 있다는걸 배운 한 여자의 이야기.

 

 

눈앞에 펼쳐진 미지의 인생의 첫걸음들을 오로지 자신의 욕망에 기준해 텀벙텀벙 내딛는. 1940년대 뉴욕의 화려하지만 쇠락한 극장을 배경으로, 시끌벅적하고 유머러스한 캐릭터들과 함께 펼쳐지는 한 여성의 질주하는 인생 이야기.

소설은 2010년, 이제는 여든아홉 살의 노인이 된 주인공 ‘비비안 모리스’가 정체가 드러나지 않은 상대 ‘안젤라’에게 쓰는 회고록 형태의 편지로 시작된다. 기나긴 이야기를 앞두고 그녀는 도입부에 이렇게 고백한다. “내가 말해줄 수 있는 건 다만 이뿐이겠지. 그가 나에게 어떤 사람이었는지.”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할머니는 보이지 않는 실수도 용납하지 않았다는 이야기도 했다.
‘아무도 모를 거야!’ 라는 내 반항에 할머니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그렇지 않아, 비비안. 사람들은 다 본다. 무엇을 보고 있는지 모를 뿐 뭔가 잘못되었다는 건 분명히 알아.
사람들에게 왜 그런 기회를 주려고 하니?’



나도 언젠가부터 삶의 어려움에 폭풍같은 눈물로 반응하기를 그만두었다.
품위라고는 없는 행동이기 때문이지.
이제 나는 가장 잔인한 진실의 덤불 속에서 거짓 눈물의 홍수로 자신과 타인의 품위를 손상하기보다,

울지 않고 태연하게 할 말 다하는 꿋꿋한 노인이란다.

 

 


삶을 좀 더 가볍게 받아들이는 법을 배워봐, 아가씨.
세상은 늘 변해. 어떻게 맞춰갈지 배워야 해.
사람들은 약속을 하고 또 약속을 깨.
공연은 인기를 얻다가 또 망하기도 하지.
탄탄해 보이는 결혼도 결국 이혼이 되고.

한동안 전쟁이 없었다가 또 전쟁이 터졌잖아.
이 모든 일에 화를 내면 그저 멍청하고 불행한 사람만 될 뿐이야.
그렇게 살 수는 없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