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책 추천 :: 이어령 <딸에게 보내는 굿나잇 키스>
자식을 먼저 보낸 부모의 심정은 어떨까. 감히 상상조차 해볼 수 없는 심정일 것이다.
이 책은 이어령 교수의 딸인 고 이민아 목사를 생각하며 이어령 교수가 편지처럼 써 내려간 글이다.
어떤 마음으로 한자한자 작성했을지 글을 읽는 내내 마음이 슬펐다가, 감동이었다가, 여러 감정들이 소용돌이 쳤던 책_
사랑하는 딸을 보내고 이어령 교수는 세상 모든 딸과 아버지,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모든 이를 위로하려는 마음으로 이 책의 초고를 썼다. 굿나잇 키스를 기대하며 서재 앞을 서성이던 딸을 안아주지 못한 일, 미용실에서 깜빡 잠이 들어 딸의 신부 입장을 늦춘 일, 떠나기 며칠 전 딸이 호텔에서 하룻밤을 더 묵어도 될지 조심스레 묻던 일……. 애도를 위해 딸의 생애를 되짚어보던 저자는 미숙했던 아버지로서 미처 전하지 못한 사랑에 관해 털어놓는다.
죽음은 그 자체로 종결이 아니고 또 다른 시작, 탄생을 의미한다. 병마와 사투하며 저자에게 죽음의 개념은 더욱 구체적이고 사실적으로 드러나지만 딸이 보여주었듯 그것이 허무요 끝은 아니다. 저자는 스스로에게, 딸에게, 상실을 견디는 또 다른 모든 이에게 이야기한다. ‘이제 마음 놓고 울어도 된다’고. 우리의 이별은 또 새로운 만남이 될 것이기에.
출처: YES24
ㅡ
생각하지 마
아무것도 아니야 처음부터 없었던 것
울지마 그냥 가게 두는 거야
ㅡ
인간은 다른 인간과 한 몸으로 존재할 수 없다고.
부부 사이든, 부자지간이든 그들 사이엔 늘 거리가 있다고. 그 거리를 유지하고 받아들이라고.
그 거리를 받아들이면 실망하는 법도 없고, 결혼을 잘못했다고 후회하는 일도 없어.
'이건 내 삶이 아냐, 이렇게 살려고 한 게 아니야' 라고 외치는 일도 없어지지.
배우자를 두고 처음부터 남이라고 생각해 봐. 실망할 것도, 원망할 것도 없지 않겠니.
ㅡ
서로 사랑하라
그러나 사랑으로 구속하지는 말라
그보다 너의 혼과 혼의 두 언덕 사이에 출렁이는 바다를 놓아두라
ㅡ
그 작은 이별, 너와의 거리.
아무리 아파도 너의 아픔을 대신해줄 수 없는 그 거리.
죽음은 혼자서 겪는 외로움이라는 것을, 대신해줄 수 없는 것이 죽음이라는 것을.
나는 우두커니 서서 신호등이 바뀔 때까지 너를 기다리고, 너 역시 신호등을 기다리면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너는 그 길을 건너 나에게로 오지 못했고, 나 역시 다시 되돌아가지 못하고.
ㅡ
나는 너의 죽음에 대한 슬픔을 망각한 것이 아니라,
그 슬픔의 노을을 아침의 노을로 바꾸어버리는 재생과 부활의 힘을 믿는 것이라고.
남들이 다 놀리더라도, 나는 그 힘이 네가 말하는 믿음의 힘이고 희망이고 빛이라고 생각해.
ㅡ
그것은 자존심을 지키려는 노력이나 불굴의 용기가 아니라 죽음조차도 빼앗을 수 없는 것이 있다는 믿음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그 믿음은 우리들에게 눈에 보이는 세상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죽음이 모든 것의 마지막이 아니라는 것을 무엇보다도 확실하게 알려 주었습니다.
ㅡ
사랑하는 부모를 가진 사람은 결코 인생에서 실패하지 않을 거라는 막연한 자신감이 생겨요.
엄마 아빠, 저를 위해서라도 제발 몸 건강히, 서로 아끼면서 행복하게 사세요.
ㅡ
모든 고난을 진실로 제가 감사하고 기뻐하는 것은, 이 어려움들을 통해서 제가 외롭고 낮아졌을 때
하나님을 만나게 되고 상하였던 저의 영혼이 소생하여 저의 창조주를 보게 되었기 때문이에요.
하나님은 자기에게 의뢰하는 자에게 크고 작은 비밀을 보이시며, 그리스도를 믿는 이들에게
속박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되는 신비한 열쇠를 허락하세요.